{interview} chon kyungbin 6th 인터뷰
나의 엘도라도, 그 안에서 유영하다
전경빈 「핏보우」 대표
전경빈 「핏보우」 대표에게 온라인은 ‘엘도라도’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동서남북도 없으며 정해진 항로 없이 의지대로 항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위즈위드에서 최초로 남성 디자이너 브랜드로 입점해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핏보우」. “나는 패션디자이너가 아니라 ‘운동가’다”라고 외치며 온라인을 넘어 패션의 ‘자유 세계’를 구상하고 있는 전경빈 대표를 만났다. <편집자주>
투기장으로 변해버린 현재 온라인 시장의 비극으로부터 자신의 단단한 성벽을 쌓은 이는 얼마나 될까?
고대 그리스 시대 이래 전쟁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죽어서 방패에 실려오거나, 아니면 더욱 강해져서 돌아온다. 상처입고, 상처 때문에 죽거나, 상처 때문에 더 강해지거나.「핏보우」는 2004년 태어날 때부터 전쟁터에서 자랐다. 아직 살아있고 처음부터 튼튼하게 쌓아올린 성벽은 더욱 견고해졌다. 전경빈 「핏보우」 대표는 2004년 위즈위드에 ‘나는 디자이너 브랜드’라며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최초로 남성 디자이너 브랜드로 온라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급변하는 시장 생리에 맞게 기술적, 예술적 변화를 숙명(?)으로 받아들인 그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시스템면에서도 유연한 대처를 하고 있다. “빠르고 유연한 시스템을 위해서는 ‘발주공장-「핏보우」-고객’에 이르는 일련의 단계를 자동화가 될 필요가 있어요. ERP를 비롯한 커스터마이징에 관련된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구축한 상태고 금일 모든 업무 사항이 시스템화 돼 있습니다.”
온라인은 나의 ‘엘도라도’다
전경빈 대표는 온라인 시장을 엘도라도라고 표현하고 있다. ‘황금의 도시’라는 뜻의 엘도라도는 그에게 어떤 곳일까? “제가 온라인을 엘도라도라고 표현한 이유는 세계적으로 무수히 많은 분야의 디자이너들과 아티스트들을 접촉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예요. 검색을 통할 수도 있고, 에이전시, 이메일, 팩스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비즈니스 외에도 작품과 각 예술가들의 세계로 통하는 길이죠.” 그 가 궁극적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은 ‘콜레보레이션’이다. 작품을 통해 소통하는 매개체인 콜레보레이션은 또 다른 세계로 향한 그의 작은 몸짓인 셈이다.
현재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자개’다.
“일본의 「크롬하츠」가 은을 활용해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였던 것처럼, 우리네 자개도 센스있게 활용한다면 충분히 호감가는 아이템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중 의류보다 액세서리나 구두, 가죽 제품 등에 자개를 이용해 보려고 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다
「핏보우」에게 온라인은 젊은이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흔히들 ‘커뮤니티’로 활용하고 있는 공간에 「핏보우」는 메시지와 진정성을 담고 싶어한다. 그가 많은 이들에게 제시하는 메시지나 철학은 ‘핏보우리즘’이다. 그는 ‘핏보우리즘’은 바로 ‘진실’이라고 설명한다. “이 진실은 디자인에 적용돼죠. 디자인에 대한 명시를 확실히해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및 연대체계를 구축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권세진 비단 부채’라는 식이죠.” 「핏보우」의 홈페이지에서는 전경빈 대표의 많은 글들과 생각을 담은 사진이 올라와 있고, 회원들의 긁적임 등을 통해 진정성이 확보돼 가고 있다.
나는 패션디자이너가 아니다!
전경빈 대표는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다. 패션과 관련된 모든 공부는 독학으로 익혔다. 그래서 그를 무시하는 시선도 있었고, 그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아니한다. “제가 마지막 목표 지점으로 삼은 것은 패션디자이너가 아닙니다. 패션디자이너로 남는다면 그것은 끝까지 저의 오점으로 남겠죠. 저는 ‘운동가’입니다. 메시지를 담아 전파하고 문화를 움직이게 하는 사람으로 ‘멋’만 강조하는 것이 아닌 성숙한 패션 시장으로 성장을 위한 힘을 보태고 싶을 뿐이죠.” 이제 「핏보우」는 온라인의 경계를 넘어가고자 한다. 오프라인이라는 거대 유통 시장에 발을 들여 놓기 위한 움직임은 쉽지만은 않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대형 유통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죠. 하지만 상황만 탓할게 아니예요. 방법은 있어요. 대기업 유통과 손잡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한 타운 형태의 공간이랄까?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이를 바탕으로 볼륨화시킬 계획이예요.” 온라인이라는 엘도라도를 거쳐 핏보우리즘을 담은 「핏보우」가 오프라인에서 어떤 ‘자유 세계’를 펼칠지 사뭇 기대된다.
「핏보우」는?
지난 2004년 위즈위드에 남성복 디자이너 브랜드로 시작했다. 현재 온라인 채널은 핏보우 오피셜 웹사이트 www.fitbow.com 6번가 www.6thave.co.kr 에서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은 기존 매장을 임시로 닫고 이전 준비중이며 압구정에 새로운 매장을 곧 오픈한다. 향후엔 대기업 유통망을 통한 채널을 구상 중이며 볼륨화를 추진 중에 있다.「핏보우」란 이름의 뜻은 fit의 ‘음악 이야기하다’라는 의미와 bow라는 활이 합쳐져 ‘이야기를 화살에다 놓고 그것을 당겨서 활로 쏘자’라는 합성어다.
culture diffusion: hahm min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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