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을 찾아보면 라틴어의 portere(나르다)와 folium(잎사귀)가 합쳐져서 형성된 이탈리아어 portafoglio(종이를 나르는 것)라는 단어에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포트폴리오(Portfolio)라는 단어가 유래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이 끼우개, 접는 가방, 종이를 나르는 서류가방의 뜻을 담고 있는 포트폴리오가 오늘날 디자인 영역에서‘작품을 특정한 목적을 위해 묶어 놓은 것’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데는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품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포트폴리오는 디자이너의 창조적 사고와 문제의식, 그것을 풀어내는 능력이 종합적으로 표현되는 결과물로서,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미디어인 것입니다.
포트폴리오는 좀 거창하게 말하면, 디자이너가 세상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도구요, 실제적으로 표현하자면, 취업이나 진학/유학/사업 홍보를 위해 사용되는 목적을 가진 PR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일차적으로 디자이너 자신의 문제의식, 가치관, 작품세계를 담고있는 기록물(Documentary)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과거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현재를 뒤돌아보며, 미래의 작업을 계획하게 됩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만들어 모아두면 디자이너 스스로 자신의 변화/발전을 짚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이차적으로 포트폴리오는 자신을 다른 사람(그룹 혹은 세계)에게 소개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기능하는 작품이 됩니다. 포트폴리오는 실제적으로 취업과 진학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학생 혹은 디자이너 중에서 과연 누구를 뽑을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한 최종의사결정 단계까지는‘나’라는 사람 자체를 포트폴리오가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의 커뮤니케이션은 포트폴리오를 보여줌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포트폴리오가 그 디자이너의 작품세계, 성향, 문제의식, 표현능력, 성장 가능성 등을 총체적으로 포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나에게 주목하게 하려면, 자신의 강점과 특성을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구성을 갖춘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왜 포트폴리오가 중요한가? 단적으로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이 곧 ‘나’라는 존재의 경쟁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명심하십시오. 포트폴리오는 또 다른 여러분 그 ‘자체’라는 사실을.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생 또는 디자이너 분들은 성공적인 디자이너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입니다. 성공적인 디자이너란 어떤 사람일까요?
사실 디자인이 다루는 영역은 무척 넓어 성공적인 디자이너를 판단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각디자인, 산업디자인, 포장디자인, 환경디자인, 광고디자인, 공예디자인, 의상디자인 등에 이르기까지 그 폭은 대단히 방대합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를 선택하든지 여러분은 자신의 목적이나 클라이언트의 목적 및 의뢰에 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게 될 것입니다.
일차적 의미의 포트폴리오는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가 곤란하지만, 이차적 의미의 포트폴리오는 공모전, 취업, 유학, 사업 등의 구체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디자이너의 판단 잣대가 되는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란 어떤 것일까요? 여러분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저는 먼저 성공적인 포트폴리오의 요건으로 목표에 맞는 기획과 전략의 단계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공모전 혹은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제작한다면 다음의 사항을 반드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의 포트폴리오를 본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할 것인가?
어떤 느낌과 이미지를 떠올리게 할 것인가?
이러한 내용이 바로 포트폴리오의 주제와 핵심 메시지입니다. 대개 디자인 단계에서는 이러한 작업을 컨셉 설정이라고 부릅니다. 성공적인 포트폴리오에는 분명한 컨셉이 있습니다.
공모전의 경우 대개 하나의 작품으로 끝나겠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대학 전 과정 동안 작업한 결과물들이 포트폴리오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많다고 모두 다 포트폴리오에 넣을 수는 없겠죠? 왜냐하면 작품의 선정도 포트폴리오의 컨셉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작품을 일관성 있게 구성하여 통합적인 룩앤필(Look & Feel)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포트폴리오 제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는 단계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획과 전략의 단계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수적입니다. 많이 사고하고 고민하십시오. 그러면 포트폴리오의 제작 단계가 훨씬 수월해 질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포트폴리오의 조건을 알았다고 해서 누구나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에 앞서 통합적인 룩앤필을 갖춘 디자이너로 자라는 것이 우선된 과제라는 말씀은 앞서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공적인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까요?
그 첫걸음은 다양한 작품,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작품을 많이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자이너인 사람은 없습니다. 보고, 듣고, 생각하면서 디자이너로 자라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디자인 영역에서 시각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만큼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느냐, 다시말해 미학적 경험이 얼마나 많은 지에 따라서 성공적인 디자이너로 자라는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최근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는 성공적인 디자이너로 자라기 위한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 블로그, 디자인 그룹 및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서 디자인과 관련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 전시, 세미나, 북페어, 박람회 등에도 직접 찾아가 살아있는 정보와 경험을 쌓기를 바랍니다.
포트폴리오에 관련된 카테고리를 만들어 여러분만의 즐겨찾기 목록을 만들어 보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즐겨찾기에 목록이 하나하나 늘어날 때마다 여러분은 성공적인 디자이너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을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포트폴리오는 그저 머리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발로 뛰는 현장의 경험 속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다양한 전시회와 작품 관람은 현장의 살아있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성공적인 디자이너로 자라는데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문제의식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배울 수 있는 소스가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어디를 둘러 보아도 각종 광고물로 넘치지 않는 곳이 있습니까? 광고는 이미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우리는 광고를 통해 무언가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많은 작품, 광고물 등을 경험한다고 디자인적인 시각이 넓어진다거나, 독창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왜냐하면 기성작품과 광고는 이미 우리 눈앞에 제시된, 완성된 형태의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입니다. 즉 그것은 이미 문제의식이 표출되어 우리 눈앞에 제시되어 있는 포트폴리오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앞으로 이런 고민을 하셔야 합니다.
이 디자인은 어떤 사고, 어떤 문제의식을 통해 표출되었는가?
그러한 문제의식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나라면 이러한 문제의식을 어떻게 바꿔서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우리 눈앞에 제시된 많은 결과물들을 뒤집어 생각해 보는 사고훈련을 하는 것은 문제의식을 가진,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를 가진 디자이너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이야기할 내용은 많은 재료와 소재를 다루어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작품 혹은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사용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지만, 자신의 컨텐츠를 가장 효율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은 대개 ‘책’의 형태를 지니게 되지요. 책에서는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느낄 수 있는 물성(物性)의 개념이 중요합니다.
순수한 시각의 정보보다는 ‘만져보는’ 촉각의 정보가 훨씬 풍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물성을 가지는 책을 만들기 위해 디자이너가 고려해야할 요소는 매우 많습니다.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질감이나 색상 등이 변하게 되고, 디자인의 고려사항도 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봄으로써 그 재료만의 독특한 느낌을 하나하나 자신의 데이터로 축적하는 과정을 거쳐야 여러분은 성공적인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북아트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아시다시피 북아트는 자르기, 접기, 붙이기 등의 공예적인 측면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재료를 직접 손으로 만지고, 그 가공방법의 노하우를 축적하다 보면 북아트를 활용한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북을 제작할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지난한 작업을 통해 제작의 프로세스를 아는 디자이너,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를 가진 디자이너, 통합적인 룩앤필(Look & Feel)을 가진 디자이너로 성장하여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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